2009년 04월 14일
MBC, 과연 살을 주고 뼈를 벨 것인가?
말많던 'MBC 사태'가 김미화씨의 유임, 신경민 앵커의 교체로 결정이 났다. MBC 경영진 측이 주장하는 이유야 나름 있겠지만, 정치적 외압 및 MBC가 그에 대해 알아서 기었을 것이라는 분석과 비판이 주를 이룬다. 나도 그러한 분석에 동감한다.
그러나 비판에는 동감할 수가 없다.
MBC가 지금 언론의 독립성 차원에서 위기를 맞은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KBS와 YTN에 비하면 아직 애교 수준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양 방송국의 경우를 보자. 사장 하나 바뀌었을 뿐인데 멀쩡하게 있던 프로그램 줄줄이 폐지되고 항의하는 기자 및 PD들에게 날리는 징계 또한 에누리 없이 독하기 그지 없다. KBS 메인 뉴스 꼭지들의 편성을 보자. 정부 비판적인 기사들은 웬만해선 나오지 않고, 설령 나온다 해도 뒷순으로 밀리는 것은 인터넷의 필부들의 눈에도 금방 눈에 띨 정도다. 어찌 메인 앵커 하나 바뀌는 것에 비할까?
물론 정도가 약하다고 해서 MBC의 작금의 행태가 옳은 것은 아니다. 다만 정권 교체때부터 MBC는 MB 정부와 한나라당에게선 눈에 가시 같은 존재였다. 그런 차원에서 보자면 MBC의 민영화가 진작 추진됐거나 적어도 엄기영 사장은 이미 날라갔어야 했을 터다. 그러나 엄기영 사장의 MBC는 MB 정부가 미디어에 칼을 휘두른 지 1년이 훌쩍 넘어가는 지금도 근근히기는 하지만 여전히 버티고 있다.
사실 미디어의 영향력은 공중파 방송이 최고다. 그리고 지금과 같이 어지러운 세상에 그나마 국민이 알아야 할 정보를 알려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어느 방송사에 걸 수 있을까? KBS? YTN? 아님 SBS? 나라면 MBC에 마지막 희망을 걸겠다. 그런 의미에서 MBC는 무너져서는 안되는 미디어 최후의 보루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MB 정부가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으며 MBC를 상대로 칼을 갈고 있다는 데 있다. 이 상황에서 손에 피 한방울 한 묻히고 MBC가 미디어의 마지막 보루 역할을 하기를 기대한다는 것은 너무 순진한 발상이다. 살을 주고 뼈를 벤다는 검도의 기술(?)은 이럴 때 필요할 것이다. 신경민 앵커도 지키면 좋겠지. 뉴스에서는 줄창 정부 까고. 국민들이야 시원할 것이다. 그래봐야 그런 식으로 6개월 방송국 운영하면 엄기영 사장이 날라갈 확률은 99%다. 그리고 새로운 사장이 들어오면? 신경민 앵커와 김미화 씨만 날라가면 다행이리라. MB 정부의 무능과 실책이 극에 달할 것이 뻔해 보이는 임기 중, 후반기에 우리는 어용 사장이 운영하는 공중파만을 시청하며 살아야 한다. 미네르바도 1년 6개월을 구형받는 세상에서 그런 상황은 정말 최악이다.
정리해보자. 내 의견은 이렇다.
MBC가 신경민 앵커를 교체한 것은 정치적 외압에 알아서 긴 행태가 맞다. 그래도 뜨겁게 달군 것에 비하면 막판에 김미화 씨라도 건졌다. 독설닷컴에서는 김미화씨는 블러핑이라고 했는데 그것도 맞는 것 같다. 문제는 누구에게 쓴 블러핑인가 하는 것이다. MB 정부에게도 김미화씨는 훌륭한 블러핑이었다. 평소에 눈에 가시처럼 여기던 두명의 방송인을 모두 손보려 했었다는 정성을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내에서 반발이 크게 터지자 며칠 시간을 끌어 논란을 키운 뒤 '어쩔 수 없네요'라는 제스쳐와 함께 그나마 한명을 건진다. 진검이 살을 베려는 순간 마지막으로 몸을 틀어 그나마 상처를 반으로라도 줄인 것이라고는 볼 수 없을까? 나는 MBC가 격렬히 MB 정부에 저항하다 장렬히 전사하기를 바라지 않는다. 어떻게든 정부 임기말까지 가늘고 길게 버티기를 희망한다. 그래서 최후의 순간에 결정적인 한방 - 그것이 권력 핵심부의 부정 부패건이 되었건 정권의 결정적인 정책 실패가 되었건 - 을 날릴 수 있는 힘과 능력을 보존하길 간절히 바란다. 그를 위해서 신경민 앵커 한명이 날라갔다면 (그리고 이것이 비록 정부를 달래는 한시적 미봉책이었다 하더라도), 솔직한 내 생각에 이건 저렴한 댓가라고 본다.
그리고 그런 의미에서 지금 MBC 내에서 경영진에 대항하여 투쟁하고 있는 기자들과 PD들의 노력 역시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경영진과 그들이 각을 세우면 세울수록 MBC 전체가 정을 맞을 확률은 줄어들기 때문이다.
P.S. 좀 비겁한 사족이긴 한데, 사실 내가 이렇게 생각해봐야 엄기영 사장의 의도가 그게 아니었으면 내가 위에서 줄줄이 적은 것이야말로 완전 헛소리가 된다. 다만 내 눈에는 그렇게 보이고 이런 식으로 접근한 의견이 보이지 않길래 내 개인적인 공간에서라도나마 끄적이는 거다.
그러나 비판에는 동감할 수가 없다.
MBC가 지금 언론의 독립성 차원에서 위기를 맞은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KBS와 YTN에 비하면 아직 애교 수준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양 방송국의 경우를 보자. 사장 하나 바뀌었을 뿐인데 멀쩡하게 있던 프로그램 줄줄이 폐지되고 항의하는 기자 및 PD들에게 날리는 징계 또한 에누리 없이 독하기 그지 없다. KBS 메인 뉴스 꼭지들의 편성을 보자. 정부 비판적인 기사들은 웬만해선 나오지 않고, 설령 나온다 해도 뒷순으로 밀리는 것은 인터넷의 필부들의 눈에도 금방 눈에 띨 정도다. 어찌 메인 앵커 하나 바뀌는 것에 비할까?
물론 정도가 약하다고 해서 MBC의 작금의 행태가 옳은 것은 아니다. 다만 정권 교체때부터 MBC는 MB 정부와 한나라당에게선 눈에 가시 같은 존재였다. 그런 차원에서 보자면 MBC의 민영화가 진작 추진됐거나 적어도 엄기영 사장은 이미 날라갔어야 했을 터다. 그러나 엄기영 사장의 MBC는 MB 정부가 미디어에 칼을 휘두른 지 1년이 훌쩍 넘어가는 지금도 근근히기는 하지만 여전히 버티고 있다.
사실 미디어의 영향력은 공중파 방송이 최고다. 그리고 지금과 같이 어지러운 세상에 그나마 국민이 알아야 할 정보를 알려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어느 방송사에 걸 수 있을까? KBS? YTN? 아님 SBS? 나라면 MBC에 마지막 희망을 걸겠다. 그런 의미에서 MBC는 무너져서는 안되는 미디어 최후의 보루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MB 정부가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으며 MBC를 상대로 칼을 갈고 있다는 데 있다. 이 상황에서 손에 피 한방울 한 묻히고 MBC가 미디어의 마지막 보루 역할을 하기를 기대한다는 것은 너무 순진한 발상이다. 살을 주고 뼈를 벤다는 검도의 기술(?)은 이럴 때 필요할 것이다. 신경민 앵커도 지키면 좋겠지. 뉴스에서는 줄창 정부 까고. 국민들이야 시원할 것이다. 그래봐야 그런 식으로 6개월 방송국 운영하면 엄기영 사장이 날라갈 확률은 99%다. 그리고 새로운 사장이 들어오면? 신경민 앵커와 김미화 씨만 날라가면 다행이리라. MB 정부의 무능과 실책이 극에 달할 것이 뻔해 보이는 임기 중, 후반기에 우리는 어용 사장이 운영하는 공중파만을 시청하며 살아야 한다. 미네르바도 1년 6개월을 구형받는 세상에서 그런 상황은 정말 최악이다.
정리해보자. 내 의견은 이렇다.
MBC가 신경민 앵커를 교체한 것은 정치적 외압에 알아서 긴 행태가 맞다. 그래도 뜨겁게 달군 것에 비하면 막판에 김미화 씨라도 건졌다. 독설닷컴에서는 김미화씨는 블러핑이라고 했는데 그것도 맞는 것 같다. 문제는 누구에게 쓴 블러핑인가 하는 것이다. MB 정부에게도 김미화씨는 훌륭한 블러핑이었다. 평소에 눈에 가시처럼 여기던 두명의 방송인을 모두 손보려 했었다는 정성을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내에서 반발이 크게 터지자 며칠 시간을 끌어 논란을 키운 뒤 '어쩔 수 없네요'라는 제스쳐와 함께 그나마 한명을 건진다. 진검이 살을 베려는 순간 마지막으로 몸을 틀어 그나마 상처를 반으로라도 줄인 것이라고는 볼 수 없을까? 나는 MBC가 격렬히 MB 정부에 저항하다 장렬히 전사하기를 바라지 않는다. 어떻게든 정부 임기말까지 가늘고 길게 버티기를 희망한다. 그래서 최후의 순간에 결정적인 한방 - 그것이 권력 핵심부의 부정 부패건이 되었건 정권의 결정적인 정책 실패가 되었건 - 을 날릴 수 있는 힘과 능력을 보존하길 간절히 바란다. 그를 위해서 신경민 앵커 한명이 날라갔다면 (그리고 이것이 비록 정부를 달래는 한시적 미봉책이었다 하더라도), 솔직한 내 생각에 이건 저렴한 댓가라고 본다.
그리고 그런 의미에서 지금 MBC 내에서 경영진에 대항하여 투쟁하고 있는 기자들과 PD들의 노력 역시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경영진과 그들이 각을 세우면 세울수록 MBC 전체가 정을 맞을 확률은 줄어들기 때문이다.
P.S. 좀 비겁한 사족이긴 한데, 사실 내가 이렇게 생각해봐야 엄기영 사장의 의도가 그게 아니었으면 내가 위에서 줄줄이 적은 것이야말로 완전 헛소리가 된다. 다만 내 눈에는 그렇게 보이고 이런 식으로 접근한 의견이 보이지 않길래 내 개인적인 공간에서라도나마 끄적이는 거다.
# by | 2009/04/14 08:33 | 트랙백들 | 트랙백 | 덧글(0)

하얗고 조그만 픽셀 상자가 전 사진에서 촛불이 있던 자리에 대체되었다. 이러면 두 사진을 비교함으로써, 이 방법을 얼만큼 신뢰 할 수 있는지 대충 감이 잡힌다. 




